해마다 이맘 때면 각 언론매체가 즐겨(?)쓰는 기사표현 중 궁금한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울,칭구덜~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이기도 할텐데요...
구랍(舊臘)이라는 말입니다~??
구랍은 음력으로 지난해 섣달을 일컫는 용어 인데요...
한자로 구랍이란 舊 : 예 구(옛구), 臘 : 납향제 랍, 섣달 랍 이지요...
먼저 ‘구랍(舊臘)’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랍은 객랍(客臘)과 같은 말로, 음력으로 지난해 섣달, 즉 12월을 가리킵니다. ‘구랍’에서 한자 ‘구(舊)’자는 ‘옛적’
또는 ‘오래다’의 뜻이고, ‘랍(臘)’자는 고기를 뜻하는 ‘월(月)’자와 수렵을 뜻하는 ‘렵(獵)’자를 결합해 만든 글자입니다.
그래서 한자 ‘렵(臘)’자에는 ‘사냥해서 잡아 온 고기’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한대(漢代) 이후
매년 동지(冬至) 후 셋째 술일(戌日)에 사냥해서 잡아 온 고기를 제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는데,
이날을 ‘납일(臘日)’이라 하고, 이날 지내는 제사를 납제(臘祭) 또는 납향제(臘享祭)라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납일’을 동지 후 셋째 미일(未日)로 정하고, 이날 나라에서는 납향(臘享)이라 하여 새나 짐승을
잡아 종묘사직에 공물(供物)로 바치고 큰 대제(大祭)를 지내는 한편, 백성의 집에서도 제사를 지냈습니다.
조선시대 실학의 선구자인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우리나라에도 납일 풍습이 있어,
동지 후 셋째 미일에 제사를 지낸다(東夷臘日用之 冬至後三未日祭之)”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한반도에서도 일찍부터 음력 12월에 납향제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동지 후 셋째 미일에 제사를 지내던 것이, 점차 12월 한 달로 확대되면서 ‘랍(臘)’의 뜻 역시
음력 12월을 뜻하는 섣달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지나다’ ‘오래다’는 뜻의 ‘구(舊)’자와
음력 12월을 뜻하는 ‘랍(臘)’자를 결합한 ‘구랍’은 지난해 섣달을 일컫게 된 것이죠.
2012년의 음력 12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양력으로는 2013년 1월12일부터 2013년 2월9일까지가 됩니다.
이때가 ‘구랍’이죠.
그런데 문제는 ‘구랍’이라는 말이 음력에서 나왔으나 요즘에는 양력으로 12월 한 달을
‘구랍’이라고 표기하고 데 있습니다. 이는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또 구랍(舊臘)이라는 단어도 어렵고요.
그래서 대부분의 신문에서는 양력 1월에 전달을 지칭할 때는 ‘구랍’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지난해 12월’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