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秋山居(조추산거) - 온정균(溫庭筠) 山近覺寒早(산근각한조) : 산이 가까워 보이니 추위가 빨라져 草堂山氣晴(초당산기청) : 초당에 산 기운은 맑기만하구나 樹凋窓有日(수조창유일) : 나뭇잎 시들어 햇빛 창에 들고 池滿水無聲(지만수무성) : 못에 물 가득하니 물 소리 들리지 않는구나 菓落見猿過(과락견원과) : 산 과일 떨어지니 원숭이 지나갔음을 알겠고 葉乾聞鹿行(엽건문록행) : 나뭇잎 다 말라 사슴 다니는 소리 들리는구나 素琴機慮靜(소금기려정) : 거문고를 타니 온갖 잡 생각 고요해지고 空伴夜泉淸(공반야천청) : 하늘 벗 삼으니 밤의 샘물 소리 맑기만 早秋山居[조추산거] 溫庭筠[온정균]
山近覺寒早[산근각한조] : 산 기슭이라 추위를 일찍 느껴도
草堂山氣晴[초당산기청] : 초가집의 산기운 맑기만 하네.....
樹凋窗有日[수조창유일] : 나뭇잎은 시들어도 햇볕은 창에 들고
池滿水無聲[지만수무성] : 연못에 가득한 물은 소리 없이 고요하네.
果落見猿過[과락견원과] : 과일이 떨어짐에 지나는 원숭이가 보이고
葉乾聞鹿行[엽건문록행] : 마른 잎사귀에 사슴 다니는 소리 들리는구나.
素琴機慮靜[소금기려청] : 검소한 거문고를 타니 근심 가라앉고
空伴夜泉清[공반야천청] : 하늘을 벗 삼으니 한 밤의 샘물처럼 청아하고 맑구려.....
新秋雨夜(신추우야) - 변계량(卞季良) 忽忽逢秋意易悲(홀홀봉추의역비) : 갑자기 가을 되자 마음이 서글퍼지고 坐看楓葉落庭枝(좌간풍엽낙정지) : 앉아서 바라보니, 뜰 나뭇가지 떨어진다 算來多少心中事(산내다소심중사) : 마음 속 괴로운 심사 가만히 생각하는데 月暗疎窓夜雨時(월암소창야우시) : 달빛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비가 밤늦게 내리네 東平路作(동평로작) - 고적(高適) 淸曠涼夜月(청광량야월) : 맑고도 밝은 서늘한 저녁달 徘徊孤客舟(배회고객주) : 배회하는 외로운 나그네 배로다 渺然風波上(묘연풍파상) : 아득히 풍파가 이는데 獨夢前山秋(독몽전산추) : 홀로 꿈꾸는 앞산의 가을이여 秋花(추화) - 李亮淵(이양연) 가을 꽃 霜林餘衰草(상림여쇠초) : 서리 내린 숲에 시든 풀 남아 草花紅半瘁(초화홍반췌) : 화초에 꽃들은 반이나 시들었다 病蝶力耐風(병접력내풍) : 병든 나비 억지로 바람 참으며 搖搖貼不離(요요첩불리) : 한들거리며 붙어서 떠나지 못한다 龍江別成浦(룡강별성포) - 白光勳(백광훈) 용강에서 성포를 이별하며 千里柰君別(천리내군별) : 천리 먼 곳으로 그대 보내니 나는 어쩌랴 起看中夜行(기간중야행) : 자다가 일어나, 그대 가시는 밤 길 생각하네 孤舟去已遠(고주거이원) : 외로운 배는 떠나 이미 멀어지고 月落寒江鳴(월락한강명) : 달은 지고 차가운 강물도 울면서 흘러간다 月夜舟中(월야주중) - 戴復古(대복고) 달밤에 배 안에서 滿船明月浸虛空(만선명월침허공) : 배 가득히 밝은 달 싣고 허공으로 빠져드는 듯 綠水無痕夜氣冲(녹수무흔야기충) : 푸르른 물은 흔적 없는데 밤기운 따뜻하고 부드럽다 詩思浮沈檣影里(시사부침장영리) : 돛대 그림자 속에서 시상은 부침하는데 夢魂搖拽櫓聲中(몽혼요예노성중) : 노 젖는 소리 중에 꿈이 흔들리네 星辰冷落碧潭水(성신냉락벽담수) : 별빛 푸르른 호수에 차갑게 떨어지고 鴻雁悲鳴紅蓼風(홍안비명홍료풍) : 기러기 떼 붉은 여뀌풀 사이에서 바람맞아 슬피 우네 數點漁燈依古岸(수점어등의고안) : 고깃배 불 오래된 언덕 가에서 몇몇 개 반짝이는데 斷橋垂露滴梧桐(단교수로적오동) : 오동나무 잎에 떨어진 이슬 끊어진 다리위로 흐르누나. 秋詞(추사) - 劉禹錫(유우석). 唐 가을노래 自古逢秋悲寂廖(자고봉추비적요) : 예로부터 사람들 가을 되면 못내 쓸쓸해하는데 我言秋日勝春朝(아언추일승춘일) : 내사 가을 햇볕이 봄날보다 좋다네 晴空一鶴排雲上(청공일학배운상) : 맑은 하늘 학 한 마리 구름 제치고 便引詩情到碧霄(편인시정도벽소) : 내 맘속 시정 끌고 푸른 하늘 저 끝까지 날아오르네. 獨夜(독야) - 朴文逵(박문규). 朝鮮 홀로 지새는 밤 一穗寒燈獨夜心(일수한등독야심) : 등불 하나 가물가물 홀로 지새는 이 밤 西風吹葉冷森森(서풍취엽냉삼삼) : 서녘 바람 차갑게 나뭇잎에 불어오네. 秋蟲似解詩人意(추충사해시인의) : 가을벌레 제가 시인의 마음 헤아렸음일까 凉月虛窓伴苦吟(량월허창반고음) : 달빛 어린 창가에서 나를 따라 읊조리네 客夢(객몽) - 李亮淵(이량연;1771~1853) 나그네의 꿈 鄕路千里長(향로천리장) : 고향 길 천리나 멀지만 秋夜長於路(추야장어로) : 가을밤은 길보다 더 기네. 家山十往來(가산십왕래) : 고향 산을 열 번이나 오갔어도 簷鷄猶未呼(첨계유미호) : 처마의 닭은 아직 울지 秋懷(추회) - 憶春(억춘) 가을 심사 霜雁墜寒聲(상안추한성) : 서리 맞은 기러기 차가운 소리 내고 寂寞過山城(적막과산성) : 적막하게 산성을 지나간다. 思君孤夢罷(사군고몽파) : 그대 생각에 외로운 꿈을 깨니 秋月照窓明(추월조창명) : 가을달이 창을 비춰 밝기만하다 郞君(대낭군) - 능운(凌雲) 郞雲月出來(랑운월출래):달뜨면 만나자고 약속하셨지, 月出郞不來(월출랑불래): 달은 높이 떴건만,오시질 않네. 相應君在處(상응군재처): 아마도 생각하니 님 계신 곳엔 山高月上遲(산고월상지): 아직도 산이 높아 아니 떴겠지. 常秋(상추) - 서산대사(西山大師) 遠近秋光一樣奇(원근추광일양기) 閒行長嘯夕陽時(한행장소석양시) 滿山紅綠皆精採(만산홍록개정채) 流水啼禽亦說詩(유수제금역설시) 멀리 가까이 가을빛 상큼한데 한가롭게 읊조리며 석양을 걷네 온 산이 울긋불긋 마냥 눈부시고 시냇물 산새들도 시를 말하네 芽月下吟(아월하음) - 宋和(송화) 초승달아래서 읊다 芽月山椒少眼姸(아월산초소안연) : 산마루엔 초승달 예쁜 눈웃음 空林一色雪花鮮(공림일색설화선) : 빈숲은 모두한빛 눈꽃이 곱다 無由欲泣相思夕(무유욕읍상사석) : 괜시리 울고 싶은 그리운 저녁 不定心事似少年(부정심사사소년) : 들뜨는 내 마음이 소년 같구나. 秋夜寄邱員外(추야기구원외) - 韋應物(위응물) 가을밤에 구원외에게 懷君屬秋夜(회군속추야) : 그대가 그리운 이 가을밤 散步詠凉天(산보영량천) : 서늘한 날씨에 거닐며 詩를 읊는다 空山松子落(공산송자락) : 쓸쓸한 산에 솔방울 떨어지니 幽人應未眠(유인응미면) : 그대도 오늘밤 잠 이루지 못하리라 書懷(서회) - 金宏弼(김굉필) 處獨居閒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 : 홀로 있으며 한가한 곳에 사니, 오가는 이 드물고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 : 오직 달을 부르니, 가난하고 외로운 나를 비추네 憑君莫問生涯事(빙군막문생애사) : 그대 생각으로, 나의 생애 묻지 말라 萬頃煙波數疊山(만경연파수첩산) : 넓은 바다 안개 낀 물결, 첩첩한 산들이 가득하니라. 秋風引(추풍인) - 劉禹錫(유우석772-842) 가을바람 何處秋風至(하처추풍지) : 어느 곳에서 가을바람 불어오는가 蕭蕭送雁群(소소송안군) : 쓸쓸히 기러기 떼만 보냈구려 朝來入庭樹(조래입정수) : 아침 뜨락 나무 사이로 불어오니 孤客最先聞(고객최선문) : 외로운 나그네가 가장 먼저 듣누나 秋夕樓居(추석루거) -吳融(오융) 추석에 누대에서 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 : 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 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 : 이슬 맞은 단풍잎 삽연한 가을 危欄倚偏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 : 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 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 : 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바 述志(술지) - 吉再(길재) 술지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 시냇가 오막살이에 홀로 한가히 사니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 달은 희고 바람 맑아 흥이 절로 나네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 바깥손님 오지 않고 멧새들만 지저귀고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 대숲 아래 자리 옮겨 누운 채 글을 읽네 樂書齋偶吟(악서제우음) - 尹善道(윤선도) 락서제에서 眼在靑山耳在琴(안재청산이재금) : 보는 것은 청산이요 듣는 것은 거문고 소리 世間何事到吾心(세간하사도오심) : 세상 어떤 일이 내 마음 사로잡을까 滿腔浩氣無人識(만강호기무인식) : 내 마음에 가득한 호방한 기운 그 누가 알리 一曲狂歌獨自吟(일곡광가독자음) : 한 곡조 노래를 나 혼자 미친 듯 읊어본다 夜坐有感(야좌유감) - 李秉休(이병휴) 밤에 앉아 秋堂夜氣淸(추당야기청) : 가을 당에 밤기운은 맑아서 危坐到深更(위좌도심경) : 단정히 앉아 깊은 밤까지 이르렀네 獨愛天心月(독애천심월) : 하늘 한 가운데 떠 있는 달을 홀로 사랑하니 無人亦自明(무인역자명) : 사람이 없어 절로 밝구나 淸夜吟(청야음) - 邵康節(소강절)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 달이 중천에 이르고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 바람이 수면에 닿을 때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 이처럼 청량한 멋을 料得少人知(요득소인지) : 아는 이 몇이나 있으랴 秋夜(추야) - 박영(朴英) 西風吹動碧梧枝(서풍취동벽오지) : 서풍이 불어 벽오동 가지 흔드는 밤 落葉侵窓夢覺時(낙엽침창몽각시) : 낙엽이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깨였네 明月滿庭人寂寂(명월만정인적적) : 밝은 달 뜰에 가득하나 사람은 적적하고 一簾秋思候蟲知(일염추사후충지) : 주렴속 정념을 저 벌레가 아는지 물어보리 畵鶴(화학) - 이달(李達) 그림속의 학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 한 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며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 밤이 차가운데 한 다리를 들고 서있네. 西風苦竹叢(서풍고죽총) : 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 온 몸에 가을 이슬 방울져 떨어지누나. 弘慶寺(홍경사) - 백광훈 (白光勳)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 : 가을 풀이 우거진 前 왕조의 절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 : 낡은 비석에는 선비의 글귀만 남았도다.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 : 천 년 세월이 흐르는 물 같음이니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 : 저녁 해에 떠가는 구름만 바라보노라. 閑山島(한산도) - 이순신(李舜臣)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 물나라에 가을빛이 저무니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 :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가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 : 근심하는 마음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밤에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 새벽 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秋夜(추야) - 정철(鄭澈). 조선시대 蕭蕭落葉聲(소소낙엽성) :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錯認爲疏雨(착인위소우) : 가랑비 소리로 잘못 들어 呼童出門看(호동출문간) : 아이 불러 문밖에 나가보게 하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 시냇가 남쪽 나무에 달이 걸려 있다하네 秋景(추경) - 최석항(崔錫恒). 조선시대 시인 秋山樵路轉(추산초로전) : 가을 산 숲길은 구비돌아 去去唯淸風(거거유청풍) : 가도 가도 맑은 바람 뿐 夕鳥空林下(석조공림하) : 잠자려는 새 빈 숲으로 날아들면 紅葉落兩三(홍엽락양삼) : 붉게 물든 잎 두셋 떨어진다. 聽秋蟬(청추선 : 가을 매미 소리) - 강정일당(姜靜一堂) 萬木迎秋氣(만목영추기) :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선성난석양) : 매미 소리 석양에 어지럽네 沈吟感物性(침음감물성) : 계절의 변화를 깊이 느껴서인가 林下獨彷徨(임하독방황) : 숲 속에서 혼자 방황하고 있네. 采蓮曲(채련곡) - 허난설헌(許蘭雪軒)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 맑은 가을호수 옥처럼 새파란데 蓮花深處繫蘭舟(연화심처계란주) : 연꽃 무성한 곳에 목란배를 매었네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 물 건너 님을 만나 연밥 따서 던지고는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수) : 행여 남이 알까봐 반나절 부끄러웠네 靜夜思(정야사) - 이백 (李白)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 침상 앞의 달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 마치 땅에 내린 서리 같구나.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 머리 들어 산의 달을 바라보다가 低頭思故鄕(저두지상상) : 고향생각에 머리 숙여 지네. 昨夜江南雨(작야강남우) - 作者未祥 昨夜江南雨(작야강남우) : 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동정추수심) : 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었네. 一葉孤舟客(일엽고주객) : 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월중천리심) : 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舟中夜吟(주중야음) - 박인량 (朴寅亮) 배를 타고 밤에 읊다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 : 고국 삼한은 멀기만 한데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 : 가을바람에 나그네는 생각만 많아지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 : 외로운 배는 한밤에 꿈길을 떠가고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 : 달은 지고 동정호에는 파도만 출렁이네 夜坐有感(야좌유감) - 이병휴 (李秉休) 秋堂夜氣淸(추당야기청) : 가을 대청에 밤기운은 맑아서 危坐到深更(위좌도심경) : 단정히 앉아 깊은 밤까지 이르렀네. 獨愛天心月(독애천심월) : 하늘 한 가운데 떠 있는 달을 홀로 사랑하니 無人亦自明(무인역자명) : 사람이 없어 절로 밝구나. 松江亭(송강정) - 정철 (鄭澈)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 : 달빛은 빈 뜰 안에 가득한데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 : 주인은 어디 갔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 : 낙엽은 사립문을 덮어 버리고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 : 바람은 소나무에서 밤새도록 속삭이네 瀟湘夜雨(소상야우) - 이제현(李齊賢) 소상 강가의 밤비 楓葉蘆花水國秋(풍엽노화수국추) : 단풍잎과 갈대꽃 수국의 가을인데 一江風雨灑扁舟(일강풍우쇄편주) : 강바람이 비를 몰아 작은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경회초객삼경몽) : 놀라 돌아오니 고달픈 나그네의 한밤중 꿈을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 : 아황 여영에게 만고의 시름으로 나누어주네. 湘妃 : 舜(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일컬음. 山中(산중) - 이이(李珥)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 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는데 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 :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 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 : 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山行(산행) - 석지영(石之嶸. 조선시대 시인) 斜日不逢人(사일불봉인) : 해지도록 만난 사람 없는데 徹雲遙寺磬(철운요사경) : 구름 뚫고 먼 절의 풍경소리 들리네 山寒秋己盡(산한추기진) : 산 날씨차고 가을이미 저물어가니 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 : 누런 낙엽들이 산길을 덮네 山行(산행) - 두목(杜牧) 당 말기 시인(803-853) 遠上寒山石俓斜(원상한산석경사) : 멀리 한산에 오르니 돌길이 비스듬히 끝이 없구나 白雲深處有人家(백운심처유인가) : 흰 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에 인가가 있어 停車坐愛楓林晩(정차좌애풍림만) : 수레를 멈추고 석양에 비치는 단풍 숲을 보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 서리 맞은 단풍잎이 한창때 봄꽃보다 더욱 붉구나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 황진이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 :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擣衣詞(도의사 : 다듬이질 노래) - 설손(偰遜) 皎皎天上月(교교천상월) : 휘영청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떠 照此秋夜長(조차추야장) : 기나긴 가을밤을 비추고 있네 悲風西北來(비풍서북래) : 서글픈 바람 서북에서 불어오고 蟋蟀鳴我床(실솔명아상) : 귀뚜라미는 내 침상에서 우는고야 君子遠行役(군자원행역) : 임은 저 멀리 싸움터로 가시고 賤妾守空房(천첩수공방) : 나 홀로 빈 방만 지키고 있네 空房不足恨(공방불족한) : 빈 방이야 한스러울 것 없다만 感子寒無裳(감자한무상) : 겨울옷 없는 임 생각 안타까워라 閨怨(규원 : 규방의 원망) - 허난설헌(許蘭雪軒) 月棲秋盡玉屛空(월서추진옥병공) : 달 밝은 누각 가을은 가고 방은 텅 비었네 霜打廬洲下暮鴻(상타여주하모홍) : 서리 내린 갈섬에 밤 기러기 내린다. 瑤琴一彈人不見(요금일탄인불견) : 거문고 타고 있어도 임은 보이지 않고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 : 연꽃은 연못으로 한 잎 두 잎 떨어지네. 甘露寺次韻(감로사차운 : 감로사의 운을 따라) - 김부식(金富軾)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 : 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 : 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 : 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 : 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 : 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 : 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 : 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 : 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 금강산 잡영(金剛山雜詠) - 정철
穴網峯前寺(혈망봉전사)-혈망봉 앞에 절이 있어
寒流對石門(한류대석문)-치운 물이 석문이랑 대하고 있네.
秋風一聲笛(추풍일성적)-가을 바람 속에 피리 소리 하나가
吹破萬山雲(취파만산운)-만산의 구름을 뚫나니.
★ 연구(聯句) - 정철
秋雲低薄暮(추운저박모)-가을 구름은 저물녘 나직도 한데
別意醉中生(별의취중생)-이별의 정은 취중에 이네.
前路崎嶇甚(전로기구심)-갈 길은 기구하기만 하니
相留多少情(상류다소정)-서로 머물고 싶은 다소의 정이여.
★ 송강정(松江亭) - 정철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달빛은 빈 뜰 안에 가득한데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주인은 어디 갔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낙엽은 사립문을 덮어 버리고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바람은 소나무에서 밤새도록 속삭이네.
★ 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판서를 보내면서) - 황진이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달빛에 오동잎이 다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서리에 들국화 황금빛이 되다.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누각 높이가 하늘이 한 자이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사람은 천 잔 술에 취했도다.
流水知琴冷(유수지금랭)-유수(流水)는 거문고 소리와 응하여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매화는 피리 소리와 어울려 향기롭다.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내일 아침 이별하고선
精興碧波長(정흥벽파장)-내 정회(情懷)는 푸른 물결이 되어 흐르리라.
※조선조 여류시인으로서, 허난설헌(許蘭雪軒)과 비견할만한 인물은
황진이 한 사람 뿐이라고 높히 평가되고 있으며,
한시에는 허난설헌에게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시조에 있어서는 황진이가 독보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고 했다.
★청산리벽계수(靑山裡碧溪水) - 황진이
靑山裡碧溪水(청산리벽계수)-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莫誇易移去(막과이이거)-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不復還(일도창해부부환)-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明月滿空山(명월만공산)-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暫休且去若何(잠휴차거약하)-쉬어 간들 어떠리
★박연폭포 (朴淵瀑布) - 황진이
一派長天噴壑(롱일파장천분학롱)-한 줄기 물줄기 하늘에서 골짝에 떨어져
龍湫百仭水叢叢(용추백인수총총)-용추못 백 길되는 물줄기 용솟음 치는구나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날아 오른 샘물은 거꾸로 쏟아진 은하수인듯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성난 듯 한 물결이 흰 무지개처럼 드리웠구나
雹亂霆馳彌洞府(박난정치미동부)-날리는 우박, 치닫는 우뢰소리 골짝에 가득 차고
珠聳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구슬같이 치솟아 옥같이 부셔져 하늘까지 이른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나그네여, 여산의 폭포만 좋다고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이 천마산 폭포가 해동의 제일임을 알아야 하리
★ 감추회문 (感秋回文) - 이지심(李知深)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이시름 저시름 마음 상하네
亂松靑蓋倒(난송청개도)-푸른 그늘 거꾸러져 일산 펴든듯
流水碧羅長(유수벽라장)-물소리 조랑조랑 흘러 가노니
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어리고
樓高散吹凉(루고산취량)-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반넘어 기우른 밝은 저달이
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소리 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 사시(四時) - 도연명 (陶淵明)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 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가을 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 영회(詠懷) - 정철 (鄭澈)
三千里外美人在(삼천리외미인재)-삼천리나 먼 밖에 그리운 님 계시온데
十二樓中秋月明(십이누중추월명)-열 두 누각엔 가을 달이 밝도다.
安得此身化爲鶴(안득차신화위학)-어찌 이 몸 화하여 학으로 될 수 있다면
統軍亭下一悲鳴(통군정하일비명)-님 계신 통군정 아래 한 번 슬피 울어나 볼 것을.
★ 감로사차운(甘露寺次韻. 감로사의 운을 따라) - 김부식 (金富軾)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절을 찾아서 자신이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며 더욱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려는 뜻을 담았다.
첫 연에서 속된 사람과 정신이 맑은 경지를 대비해 보여주고,
둘째 연에서 정신이 맑은 경지에서 보는 산의 모습과 강물 빛깔이 봄보다는 가을이,
낮보다는 밤이 더욱 좋다고 하여,
세속적 입장보다 한 차원 높은 세계가 있음을 표현하였다.
셋째 연에서 맑고 높은 경지를 풍경에 투사했는데,
그것은 흰 물새처럼 높이 날고 외로운 배 같이 가벼운 경지라는 말이다.
끝 연은 또 지나온 자기 생애에 대한 한탄이다.
달팽이 뿔처럼 좁은 세상에서 권세를 차지하고자 분투해 온 자신의 일생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구축한 기반을 부정하고 은둔하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탄일 뿐이다.
★ 도의사(도衣詞) - 설손
皎皎天上月(교교천상월)-희고 흰 하늘에 떠 있는 저 달이
照此秋夜長(조차추야장)-이 가을 긴긴 밤을 비춰주니라.
悲風西北來(비풍서북래)-슬픈 바람은 서북으로부터 불어오고
蟋蟀鳴我床(실솔명아상)-귀뚜라미는 나의 평상 틈에서 우니라.
君子遠行役(군자원행역)-임은 먼 곳에 가서 나라를 지키고
賤妾守空房(천첩수공방)-아내는 쓸쓸히 빈 방을 지키니라.
空房不足恨(공방불족한)-빈 방을 지키는 것이 족히 한이 되는 것은 아니나
感子寒無裳(감자한무상)-임이 추운 곳에서 옷이 없어 떠는 것이 걱정이 되니라.
★ 강릉경포대 (江陵鏡浦臺) - 안축(安軸)
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비 개니 가을 기운 강언덕에 가득하고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다가오는 조각배는 한껏 소박한 정취로다.
地入壺中塵不倒(지입호중진불도)-땅은 병속에 들어 티끌도 이르지 못하고
天遊鏡裏畵難成(천유경리화난성)-하늘은 경포 속에 노니 그리기 어렵도다.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아지랭이 물결에 흰 갈매기만 때때로 오가고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모랫길엔 나귀가 느릿느릿 가는구나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연휴질도)-늙은 사공 보고 힘든 삿대길 쉬게 하고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홀로 뜬 달 바라보니 밤 더욱 밝구료.
★ 음주(飮酒) - 도연명(陶淵明)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변두리에 오두막 짓고 사니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하나 없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묻노리, 어찌 이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며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 주중야음(舟中夜吟) - 박인량(朴寅亮)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고국인 삼한 땅은 멀고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회포는 많기도 하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 실은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달도 진 동정호에 물결이 인다.
★ 홍경사(弘慶寺) - 백광훈 (白光勳)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가을 풀이 우거진 고려 시대의 남은 절에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낡은 비석에는 당시의 이름난 선비를 글귀만 남았도다.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천 년 세월이 흐르는 물같음이 있으니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떨어지는 저녁 해에 떠 가는 구름만 바라보고 있노라.
★ 한아서부경(寒鴉栖復驚) - 김시습
楓葉冷吳江(풍엽냉오강)-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 화학(畵鶴) - 이달(李達)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있네.
西風苦竹叢(서풍고죽총)-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온 몸에 가을 이슬 뚝뚝 듣누나.
★산중(山中) - 이이(李珥)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는데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 차추흥 (次秋興) - 조영석
幽居寥落對秋山(유거요락대추산)-쓸쓸히 숨어사는 형편에 가을산 대하니
濃淡雲霞戶牖間(농담운하호유간)-창틈 새로 보인 구름과 놀 농담이 뒤섞였다
五世祖孫傳宅里(오세조손전택리)-오대째 살아온 이마을 저택
一溪兄弟共門關(일계형제공문관)-시내를 사이한 형제간들 대문을 함께 했다
老來轉覺書中味(노래전각서중미)-늙으막에 바뀐 생각 책 속 진리 음미하고
暑退方蘇病後顔(서퇴방소병후안)-더위 가시자 병마에서 되살아났네
晏起早眠吾事辨(안기조면오사변)-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내 형편 생각하고
較量霜曉진원班(교량상효진원반)-서리친 새벽 조회에 치닫던 때와 비교해보네.
★ 노상(路上) - 이제현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말을 타고 가면서 촉도난을 읊으니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복입진관)-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진관에 다시 드네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파란 구름 이는 저녁은 어부수 저쪽이요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단풍나무 가을은 조서산에 잇닿았네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문자(文字)는 천고 한을 보탤 따름인데
利名誰博一身閒(이명수박일신한)-명리가 그 누구의 한가함을 널렸던가
今人最憶安和路(금인최억안화로)-대지팡이 짚새기로 편안한 차림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스스로 오고감이 생각나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 이제현
楓葉蘆花水國秋(풍엽노화수국추)-단풍잎과 갈대꽃 수국의 가을인데一江風雨灑扁舟(일강풍우쇄편주)-강바람이 비를 몰아 작은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경회초객삼경몽)-놀라 돌아오니 고달픈 나그네의 한밤중 꿈을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이황 여영의 만고의 시름으로 나누어주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 진화(陣화)
江村入夜秋陰重(강촌입야추음중)-강촌에 밤이 들어 가을 그늘 무거운데小店漁燈光欲凍(소점어등광욕동)-조그만 주막에 고깃불 얼겠다.
森森雨脚跨平湖(삼삼우각과평호)-빗발이 주룩주룩 편편 호수 걸렸는데
萬點波濤欲飛送(만점파도욕비송)-만 방울 파도는 날아갈 듯 하는구나.
竹枝蕭瑟碎明珠(죽지소슬쇄명주)-바삭바삭 댓가지 밝은 구슬 부수듯하고
荷葉翩翩走環汞(하엽편편주환홍)-연잎사귀 푸득푸득 둥근 수은 굴린다.
孤舟徹曉掩蓬窓(고주철효엄봉창)-밤새도록 외론 배 봉창을 닫아놓아
緊風吹斷天涯夢(긴풍취단천애몽)-바람 부는 하늘가 꿈을 끊어 버린다.
★ 규원(閨怨) - 허난설헌(許蘭雪軒)
月棲秋盡玉屛空(월서추진옥병공)-달 밝은 누각 가을은 가고 방은 텅 비었네霜打廬洲下暮鴻(상타여주하모홍)-서리 내린 갈섬에 기러기 내린다.
瑤琴一彈人不見(요금일탄인부견)-거문고 타고 있어도 임은 보이지 않고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연꽃은 연못으로 한 잎 두 잎 떨어지네.
★ 추강만도(秋江晩渡) - 백균(伯均. 명나라 시인)
落日歸棹緩(낙일귀도완)-지는 해에 느릿느릿 돌아가는 배瘡江秋思加(창강추사가)-푸른 강에는 가을빛 더욱 깊어
雙鱗上荷葉(쌍린상하엽)-짝지은 물고기 연잎 위로 뛰고
一雁下빈花(일안하빈화)-마름꽃 마름밑으로 날아드는 외기러기
★ 추석루거(秋夕樓居) - 오융(吳融. 당 시인)
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이슬 맞은 단풍잎 삽연한 가을
危欄倚편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
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바
★ 추야산거(秋夜山居) - 시견오(施肩吾. 당 시인)
幽居正想飡霞客(유거정상손하객)-고요한 곳에 머물러 있으니 찬하객이 된 듯夜久月寒珠露滴(야구월한주로적)-깊은 밤 싸늘한 달빛 구슬이슬 방울지네
千年獨鶴兩三聲(천년독학양삼성)-천년 외로운 학이 두세 번 울면서
飛下巖前一枝栢(비하암전일지백)-바위앞 잣나무 가지에 날아 앉는다
★ 추야우음차고운(秋夜偶吟次古韻) - 고산 윤선도
秋夜소篁動曉風(추야소황동효풍)-가을 밤 새벽 바람에 성긴 대 흔들리고
一輪明月掛遙空(일륜명월괘요공)-둥그런 밝은 달이 아득히 하늘에 걸렸는데
幽人無限滄浪趣(유인무한창랑취)-유인은 물결같이 사는 정취 흥겨워서
只在瑤琴數曲中(지재요금수곡중)-요금을 끌어 당겨 당겨 몇 곡조 퉁겨본다.
가을날의 회포외 명상음악 모음/ 대금.피리 합주곡1. 가을날의 회포 [대금,피리 합주곡] 2. 늦가을 [대금,섹스폰 합주곡] 3. 가을소리 [대금 연주곡] 4. 청학동의 가을 [대금 연주곡] 5.가을을 가며 [관현악 합주곡] 6.내 마음은 가을 달인가 [관현악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