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비밀입니다~한시~ㅎㅎ
봄은 비밀입니다 아름다운 비밀입니다
봄 안에 숨어 있는 몇 가지 비밀을 알게 되면
누구나 자기의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습니다
형형색색 피어나는 꽃을 보고 또 보면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아름다움이란 자기의 모습으로 자기 자리에서
자기 때에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것임을
마디마디 파랗게 돋아나는 잎을 보고 또 보면
젊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젊음이란 세상을 향해 자기 이름을
두려움없이 펼치는 것임을
두꺼운 흙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을 보고 또 보면
생명과 희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아무리 삶이 무거워도 희망을 품으면
생명의 힘으로 넉넉히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를 듣고 또 들으면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기쁨이란 이리저리 부딪히면서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임을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에 젖고 또 젖으면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풍요롭다는 것은 내 마음이 마르지 않고
사랑으로 늘 촉촉히 젖어 있는 것임을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고 또 보면
평화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평화란 주고받는 것 오고가는 것을
일상으로 삼는 것임을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을 보고 또 보면
자유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자유란 자기 하늘을 날아가되
쉼 없이 힘껏 날개짓을 하는 것임을
따사롭게 내리쬐는 봄볕을 받고 또 받으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사랑이란 무조건 주다 보면 어느새 모든 것이
변하고 자라고 아름답게 열매 맺는 것임을
春興(춘흥-봄의 흥치) 圃隱(포은) 鄭夢周(정몽주)
춘우세부적(春雨細不滴)터니 - 봄비 가늘어 물방울 지지 않더니
야중미유성(夜中微有聲)이라 - 밤중에 아련히 소리 들리네
설진남계창(雪盡南溪漲)하니 - 눈 녹은 남쪽 시냇물 불어나고
초아다소생(草芽多少生)고 - 풀 싹들도 얼마나 돋아나겠지
絶句 (절구)
遲日江山麗 (지일/강산려) 해가 길어지니 봄 경치 아름답고
春風花草香 (춘풍/화초향) 봄바람에 꽃내음 풀향기 흩어진다
泥融飛燕子 (니융/비연자) 언 땅 녹으니 제비 날아 오르고
沙暖睡鴛鴦 (사난/수원앙) 따사한 모래톱에 원앙이 조올고 있다
당의 시인으로, 두보와 구분하여 소두(小杜)라고 불린 두목(杜牧)의 시, ‘강남춘’(江南春).
江南春 (강남춘)
千里鶯啼綠映紅(천리앵제/녹영홍) 천지에 꾀꼬리 소리, 초록, 분홍의 꽃들이 서로 비추고
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강마을 산 어귀 주막집 파란 깃발 바람에 펄럭이네
南朝四百八十寺(남조/사백팔십사) 남조시대 사찰 사백팔십 여
多少樓臺烟雨中(다소누대/연우중) 대부분 안개비에 잠겨 있네.
春夜(춘야)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봄밤의 일각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하네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꽃들은 맑은 향기 머금고, 달빛은 구름에 가려 어두운데
歌管樓臺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 노래 가락 흥겹던 누대엔 정적만이 감돌고
鞦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아낙네들 그네 뛰던 정원에도 밤은 깊어가네
시인은 봄밤이 가치 있는 이유를 두 가지의 상대적인 아름다움에 견주고 있다. 하나는‘화유청향’, 봄에 앞 다퉈 피어나는 꽃들이 맑은 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월유음’, 안개비에 갇힌 산사(山寺)의 누대(樓臺)처럼 달빛에 구름이 낀 듯 은은한 어두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3, 4 구에 이어지는 낮 동안의 풍경,‘가관누대’와‘추천원락’은‘화유청향’과 의미상의 대구를 이루고 있고,‘성적적’과 ‘야침침’은‘월유음’과 대구를 이루고 있다.
청춘을 인생의 봄에 비유하는 것은, 청년기가 인생의 전성기이고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청년 시절이 아름다운 것은 싱싱하고 건강함, 활력뿐 만 아니라, 그 속에 감쳐진 아픔, 세상을 알아가는 두려움, 갈등, 이런 것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짧은 봄날인데 노래 소리 끊어진 누대에 찾아온 정적과, 한 낮에 그네 타느라 소란스럽던 아녀자들의 교태 섞인 목소리, 수양버들 가지같이 흐느적거리던 여인네들 몸놀림, 어둠 속에 묻혀 버렸다. 이렇게 봄밤은 아쉽게 흘러간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A good Rain Knows)은 두보(杜甫 712-770)의 “춘야희우”(春夜喜雨:봄날 밤에 내리는 기쁜 비)에 맨 처음 나오는 대사(臺詞)다.
춘야희우 [春夜喜雨]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착한 비는 내려야 할 때를 아는지라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오자 바로 물기 머금는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따라 몰래 밤으로 스며든 비는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만물을 골고루 적시느라 소리조차 없구나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로 난 길은 낮은 구름 깔려 어두운데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가에 고기잡이 배 불빛만 홀로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에 붉고 윤기 나는 곳 둘러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금관성이네.
전날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비는 다음 날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메마른 대지와 대지위의 군상들을 적셔주었다. 실비 오는 들판을 바라보니 검은 구름 낮게 깔려 있고, 멀리 강둑에는 고기잡이배들 불빛만 오락가락. 얼마나 잤을까. 새벽녘에 나가보니 비는 멎어있고, 강 건너 저 쪽 금관성에 붉은 색이 감도는 곳, 간 밤 비에 촉촉이 젖어있다. 복숭아꽃, 살구꽃 핀 고향이라면, 좋으련만. 꿈이라면 깨지 마라.
금관성은 금성을 이르는 지명으로, 오늘날 쓰쏸성(四川省)의 청두(成都)의 서성(西城)이 있던 곳으로, 당시 천자의 비단을 짜던 장소가 있었던 곳이라 한다. 얼마 전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곳이기도 하다.
昨夜雨(작야우) : 昨 - 어제 夜 - 밤 雨 : 비 (어젯 밤 내린 비)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 어젯 밤 내린 비에 (겨우) 꽃 피우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 오늘 아침 건듯 바람에 꽃 져 버렸네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 애처롭구나! 한 봄의 일이여.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 한줄기 바람, 비에 왔다갔다 하는구나.
四時(사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도연명( 陶淵明)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 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春(춘) 봄
정몽주(鄭夢周)
1367 ~ 1392
春雨細不滴 (춘우세부적)
봄 비 가늘어 방울 없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 되자 빗소리 귀에 들리네.
雪盡南溪漲 (설진남계창)
눈 녹아 시냇물 불어날 테고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파릇파릇 풀 싹도 돋아날 거야
北園初夏(북원초하) - 金正喜(김정희)
북원의 초여름 - 金正喜(김정희)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 :
하늘의 기운은 한창 매실을 익히는데
陰晴摠不眞(음청총불진) :
흐리다 개다 모두 참이 아니도다.
近峯一圭出(근봉일규출) :
가까운 봉우리는 한 자쯤 드러나고
雨雲還往頻(우운환왕빈) :
비구름은 빈번히도 내리는구나.
綠陰合巾裾(록음합건거) :
푸른 나무 그늘 갓과 옷에 드니
啼鶯如可親(제앵여가친) :
노래하는 저 꾀꼬리 친근해지는구나.
玟瑰雜刺桐(민괴잡자동) :
장미가 찔레꽃에 섞여서
紅白表餘春(홍백표여춘) :
붉고 흰 색으로 남은 봄을 드러낸다.
來結靑霞侶(래결청하려) :
서로 와서 뜻이 높은 짝을 맺으니
自是芳杜身(자시방두신) :
이로부터 방두의 몸이 되었구나.
秋夜雨中 (추야우중)
가을비 내리는 밤에
최치원(崔致遠)
857(신라 헌안왕1) ~ ??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에 애써 읊어도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세상에 내 마음 아는 이 없어.
窓外三更雨 (창외삼갱우)
창밖엔 삼경 밤비 내리고
燈前萬里心 (등전만리심)
등잔 앞에서 나는 고향 그리네.
詠雪(영설) 눈
이색 (李穡)
1328(고려 충숙왕15)~ 1396(조선 태조5)
松山蒼翠暮雲黃(송산창취모운황)
송악산 푸르름에 저녁 구름 물들더니
飛雪初來已夕陽 (비설초래기석양)
눈발 흩날리자 이미 해는 저물었네.
入夜不知晴了未(입야부지청료미)
밤들면 혹시나 이 눈이 그칠려나
曉來銀海冷搖光(효래은해냉요광)
새벽엔 은 바다에 눈 빛이 차갑겠지
퇴계 이황선생의 입춘(삼도헌의 한시산책 271)
黃卷中間對聖賢(황권중간대성현) 누른 서책 속에서 성현을 마주하며
虛明一室坐超然(허명일실좌초연) 밝고 빈 방에 초연히 앉았노라
梅窓又見春消息(매창우견춘소식) 매화 핀 창가에서 또 봄소식을 보면서
莫向瑤琴嘆絶絃(막향요금탄절현) 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노라
柳葉楡葉榕葉靑 梅花杏花梨花明
(유엽유엽용엽청) (매화행화이화명)
黃鳥玄鳥白鳥飛 黃魚紅魚斑魚生
(황조현조백조비) (황어홍어반어생)
大豆小豆初出土 小麥大麥浪已成
(대두소두초출토) (소맥대맥낭이성)
就中水烏何許物 右爲鷹爪左鴨足
(취중수오하허물) (우위응조좌압족)
明月溪中抓玉尺 十里橫飛割春色
(명월계중조옥척) (십리횡비할춘색)
봄 들녘에서(春望) 이병연(1671~1751)
버들잎 느릅나무 잎 용나무 잎은 파래졌고
매화꽃 살구꽃 배꽃은 활짝 피었네
꾀꼬리 제비 백조는 날고
황어 홍어 반어(斑魚)는 돋치네
콩이랑 팥은 새싹 돋아나고
밀이랑 보리는 제법 물결을 이뤘네
그중에 물까마귀는 뭣 하는 놈인지
오른쪽은 매발톱에 왼쪽은 오리발 하고서
밝은 달빛 아래 큰 물고기 낚아채
봄빛을 가르며 십리 너른 하늘을 질러 나네
★봄노래
送汝東歸兼送春(송여동귀겸송춘)-너를 동쪽으로 보내며 봄도 함께 보내니
一般花柳客愁新(일반화류객수신)-버들꽃과 한가지로 나그네 시름 새롭네
檀君廟下三年月(단군묘하삼년월)-단군묘당 아래 3년의 달이요
杜宇聲中萬里人(두우성중만리인)-두견새 울음 속에 만리 밖의 사람이라
落日鄕關亂雲外(락일향관란운외)-해 저물녘 고향은 어지러운 구름밖인데
別筵尊酒小溪濱(별연존주소계빈)-이별의 자리 술그릇은 시냇가에 있네
殘燈此夜頭渾雪(잔등차야두혼설)-등불 사위는 이밤에 머리는 온통눈으로 흐리니
夢覺江南涕滿巾(몽각강남체만건)-강남의 꿈 깨어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이창정(李昌庭)
★승평아헌 (昇平衙軒)
小池分得野泉凉(소지분득야천량)-작은 연못은 들 샘물처럼 시원한데
軒切新栽橘柚香(헌절신재귤유향)- 동헌 섬돌엔 새로 심은 유자 향기
太守春來常閉閤(태수춘래상폐합)-태수는 봄이 와도 늘 문 닫고 지내니
不知城外落花忙(부지성외락화망)-성밖에 지는 꽃 어지러운 줄 모르네
이창정(李昌庭)
★이군과 이별(別李君實)
江南春已盡(강남춘이진)-강남엔 봄 이미 다 갔는데
關外客初歸(관외객초귀)-관새 밖엔 나그네 비로소 돌아가네
花落龍湫晩(화락룡추만)-꽃진 용추엔 날 저물었는데
雲深鳥道微(운심조도미)-구름 깊고 새 다니는 길 희미하네
離懷屬暮景(리회속모경)-이별의 회포 저물녘 만나니
對酒惜殘暉(대주석잔휘)-술을 마주하여 지는 빛을 아쉬워하네
欲問湘中信(욕문상중신)-상강의 소식 묻고자 하나
天邊雁亦稀(천변안역희)-하늘 가에 기러기 역시 드무네
★봄날 시냇가에서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푸른 산 속에 살아온 지 벌써 오십년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인간세상 시비에 말려들 게 무언가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자그만한 집이지만 봄바람 끝없는곳
花笑柳眠閒又閒(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은 잠들어 한가하기만
조선시대-우계 성혼
★봄날 친구의 별장을 찾아(三日尋李九庄)
雨歇楊林東渡頭(우헐양림동도두)-버들 숲 동쪽 나루터에 비가 개이니
永和三日盪輕舟(영화삼일탕경주)-화창한 봄 삼짓날 가벼운 배를 띄웠다
故人家在桃花岸(고인가재도화안)-복사꽃 핀 물언덕에 있는 친구의 집은
直到門前溪水流(직도문전계수류)-시냇물 흐름따라 문 앞까지 갈수 있으니
당-상
★봄갈이(春耕)
茶煙乍歇牛鷄鳴(다연사헐우계명)-차 끓이는 연기 나른하고 낮닭이 울어
睡罷閒窓霽景明(수파한창제경명)-깨어보니 한가한 창에 말끔히 비개인 경치
野外春耕知不晩(야외춘경지불만)-들 밖엔 봄갈이가 늦지 않았는데도
隔籬時聽叱牛聲(격리시청질우성)-울타리 밖에는 소를 꾸짖는 소리
조선-이우당 조태채
★봄이 머무는 마을(留春洞)
林花香不斷(림화향부단)-숲 꽃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庭草綠新滋(정초녹신자)-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物外春長在(물외춘장재)-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惟應靜者知(유응정자지)-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조선-?제 이서구
★봄 흥치(春興)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유기수)-매화 져도 버들 푸른 화사한 봄날
閒踏淸風步步遲(한답청풍보보지)-한가로히 바람 쐬며 거닐었댔소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 문 닫힌채 고요한온대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위에 보슬비만 내리는구나
진화
★초봄의 감흥(新春感興)
陽生混沌竅(양생혼돈규)-대지의 구석구석 봄기운 돌고
萬物自陶鎔(만물자도용)-여러가지 푸새것들 새움트이네
誰知有形物(수지유형물)-뉘라서 알리 이세상 모든 물건이
生此無形中(생차무형중)-이치의 테두리 벚지 못함을
日月互相代(일월호상대)-세월은 서로서로 바뀌이는데
往來無臭聲(왕래무취성)-오가는데 소리도 자취도 없네
猗歟伏羲心(의여복희심)-가로세로 수억년 흘러를 가도
信合天地情(신합천지정)-천지의 이치는 매한가지 일세
★봄 추위(春寒)
水國春全薄(수국춘전박)-강마을에 봄소식 아직도 멀고
寒威未解嚴(한위미해엄)-추위는 여탯껏 풀리지 않아
狂風猶料峭(광풍유료초)-찬바람 오히려 거세게 불고
小雨自廉纖(소우자렴섬)-봄비는 언제올지 절로 적구나
地僻經過少(지벽경과소)-땅이귀저 오가는이 별반드물고
身孤老病兼(신고노병겸)-몸 괴로우니 병과 늙음 겹쳐서 오네
微暄眞可愛(미훤진가애)-따스한 양지쪽 참말 좋아서
灸背坐茅簪(구배좌모잠)-처마밑에 앉아서 등불 쪼이네
정희양
★봄 시름(春傷)
梅飄香雪柳金絲(매표향설류금사)-버들은 느러지고 매화 날리니
正是王孫腸斷時(정시왕손장단시)-이때 바루 공자왕손 애를 끓이오
燕子光陰來鼎鼎(연자광음래정정)-세월빨라 제비는 새로 나들고
杏花消息老垂垂(행화소식노수수)-꽃피는 봄소식도 가까워지네
田園蕪穢綠資薄(전원무예록자박)-밭갈이 거치러워 실림궁하고
世路蹉跎坐數奇(세로차타좌수기)-세상길 험난하여 뜻못이루네
玉笛一聲山月上(옥적일성산월상)-달밝은밤 피릿소리 드려오는데
傷春傷別恨榮思(상춘상별한영사)-봄시름 이별시름 마음설레오
금호 이향수
★애태우는 봄(傷春)
草入王孫恨-방초언덕 푸른풀빛 왕손시름 더욱깊고
紅添杜宇愁-봄동산 고은꽃을 저두견이 애를끊네
汀洲人不見-오가는 사람없어 강마을 고요한데
風動木蘭舟-다만지 잔물결에 매생이 촐랑대오
叢桂堂 鄭之升
★봄 노래(春詞)
滿地梨花白雪香(만지이화백설향)-이화꽃 흰눈처럼 땅에가득 향기론데
東方無賴捐幽芳(동방무뢰연유방)-봄바람 얄궂게도 진꽃마저 흩날리오
春愁漠漠心如海(춘수막막심여해)-시름은 아득아득 바다인양 깊어갈제
棲燕雙飛綾畵樑(서연쌍비능화량)-쌍쌍이 나는제비 들보위에 새집짖네
미촌 윤선거
★봄날(春日)
春深庭院日如年(춘심정원일여년)-봄이깊어 가는 정원 해까마득 길더구나
萬樹風花落檻前(만수풍화락함전)-난간앞 지는꽃닢 바람결에 흩날리네
方識太平眞有象(방식태평진유상)-태평성대 좋은것을 이제야 알겠노라
相公終夕枕書眠(상공종석침서면)-이내몸 종일토록 책을베고 누었느니
정암 민우수
★봄날(春日)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논이랑 가득가득 잔물결 촐랑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농사일 접어들제 비도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풀빛차츰 푸러가고 꽃은이미 저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일년의 좋은춘광 꿈가운데 오고가네
수향각 원씨
★봄 경치 구경(賞春)
花間看蝶舞(화간간접무)-꽃곱게 핀사이로 나비춤추고
柳上聽鶯聲(유상청앵성)-버들푸른 가지위 꾀꼬리우네
羣生皆自樂(군생개자락)-춤추고 노래하고 저리좋은데
最是愛民情(최시애민정)-봄을만나 백성들도 즐거워하네
귤산 이유원
★봄을 보냄(餞春)
芳郊前夜餞春同(방교전야전춘동)-방초푸른 언덕에서 봄보내고 돌아와서
不耐深悲强把盃(불내심비강파배)-깊은시름 못내이겨 술을자꾸 마셨댔소
猶有柏花紅一樹(유유백화홍일수)-곱게핀 동백꽃 아직남아 붉었거니
時看蛺蝶度墻來(시간협접도장래)-범나비 담을넘어 가끔가끔 날아드네
능운
봄
彩雲灑雪凝佳氣(채운쇄설응가기)-채색구름이 눈을 뿌려 아름다운 기운 엉기니
先應豐祥密雪新(선응풍상밀설신)-설날 아침 풍년 들 징조로 많은 눈이 내리다
氷釋溪流漾碧羅(빙석계류양벽라)-얼음 녹은 시냇물에는 푸른 비단이 일렁이네
嵐翠連山市(람취연산시)-푸른 아지랑이가 산시에 이어졌네
雪盡春山可採藜(설진춘산가채려)-눈 다 녹은 봄산에 명아주가 캘 만하네
蔬葉蕨芽隨日長(소엽궐아수일장)-푸성귀 잎과 고사리 싹이 날마다 자라겠지
柳眼花唇俱已澁(류안화진구이삽)-버들눈과 꽃망울은 모두 물이 안 올랐지만
門外東風細柳垂(문외동풍세류수)-문 밖의 봄바람에 가는 버들이 늘어졌네
飜嗟亂絮逐風飛(번차난서축풍비)-바람 따라 흩날리는 솜꽃은 가엾기만 하구나
初聞布穀報耕種(초문포곡보경종)-포곡조가 처음으로 씨뿌리라 알려주고
亦有提壺呼酒頻(역유제호호주빈)-제호조 또한 자주 술 권하다
杏花將吐艶(행화장토염)-살구꽃은 이제 막 예쁜 모습 드러내고
萱草欲生芽(萱草欲生芽)-원추리도 벌써 움이 트려고 하네
躑躅層層映碧漣(척촉층층영벽련)-철쭉꽃이 층층이 푸른 물가를 비추네
尋西山隱者不遇
絶頂一茅茨 산꼭다리 초갓집 찾아
直上三十里 단숨에 삼십 리나 올라왔다네
扣關無僮仆 문을 두드려 보아도 나와 맞던 아이 기척이 없기에
窺室惟案几 방안을 들여다보았더니 덩그라니 책상 하나만 놓여있다네
若非巾柴車 허술한 수레 끌고 나간 것이 아니라면
應是釣秋水 틀림없이 물가로 낚시를 갔겠지.
差池不相見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黽勉空仰止 공연히 머뭇거리며 생각에 잠기네
草色新雨中 내리는 비 속의 풀빛은 파르라니 살아나고
松聲晩窗裏 소나무 사이 부는 바람은 소리되어 저물녘 창가로 불어오고
及茲契幽絶 지금의 이 그윽한 경치 마음에 들어
自足蕩心耳 내 마음과 귀를 씻어낸 듯 흡족하여라 ...
雖無賓主意 비록 손과 주인 오간 뜻은 없으나
頗得淸淨理 뜻 밖에 맑고 깨끗한 마음을 얻었네
興盡方下山 기분 다하면 내 산을 내려가리니
何必待之子 어찌 반드시 그대 오기 기다릴까
Il Postino- Sigmund Groven